한국물가정보 분석…잣·생강 가격은 코로나19 영향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국산 농산품 구매가 늘었고 이로 인해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평소 수입 농산품에 비해 비싼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재난지원금으로 비교적 쉽게 지갑을 열었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단법인 한국물가정보는 5월 한 달간 전통시장인 서울 경동시장에서 판매하는 주요 품목 30종을 선정해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긴급재난지원금이 국산 농산품 소비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밝혔다.
곡물류 중 찹쌀은 8kg 기준 2만5천원(5월 8일)에서 2만6천원(6월 5일)으로 올랐고 서리태, 적두도 가격이 상승했다. 일반미는 재난지원금 지급 이전인 5월 8일 조사 때 8kg 기준 2만1천원에서 6월 5일에는 2만3천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곡물류 가격 상승은 축산물 가격 상승과 비슷한 현상으로, 평소 수입산 곡물을 찾던 구매층이 이 기회에 국산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비교적 보관이 쉬운 곡물류 특성 때문에 비축 움직임까지 더해져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견과류인 잣과 채소류 생강 가격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동시장에서 잣 가격은 5월 8일 1되 기준 4만4천원에서 6월 5일에는 4만6천원으로 올랐고, 생강은 1kg 기준 1만1천원에서 1만4천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잣은 지난해 여름철 이상고온 현상과 가을장마에 이어 연이어 찾아온 태풍 등 생육 조건 저하로 작년 10월 3만4천원에 거래되다 12월 저장 잣이 소진되자 4만원에 거래되며 폭등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로 중국산 수입이 막힌 데 이어 최근 국산 잣 소비가 늘면서 가격이 다시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생강의 경우 올해 기온이 낮아 파종 시기가 늦어지면서 저장 물량이 줄어들었고 국내 씨생강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중국 수입 생강이 높은 가격에 수입된 것도 가격이 크게 오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