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총리, 경제 회복 로드맵 수립 위해 제안…구조 개혁도 논의될듯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가 경제 회복 로드맵을 만들고자 국가 주요 구성원 대표가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총리는 정부와 기업인, 노동조합, 야권 등을 아우르는 거국적 회의를 소집하기로 하고 내각 장관들을 일대일로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현지에선 이를 '스타티 제네랄리'(Stati Generali)라고 칭하는데 우리말로는 '삼부회'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삼부회는 14세기 초부터 18세기 말까지 프랑스의 귀족·가톨릭 고위 성직자·평민 등 세 신분 대표가 모여 국가 중요 의제를 협의했던 회의체다.
회의는 오는 12일이나 13일 로마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콘테 총리의 이러한 구상은 코로나19 충격 이후의 경제 회생과 구조 개혁 방향을 두고 연립정부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공개됐다.
이탈리아 연정은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등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회원국을 돕고자 7천500억유로(약 1천20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제안했는데, 이 가운데 1천727억유로(약 238조원)가 이탈리아에 배정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연정은 천문학적 규모의 이 기금을 활용해 단기적인 경기 회복을 넘어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경제 구조를 총체적으로 개혁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콘테 총리의 거국 회의 개최 구상도 연정 내 불협화음을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이런 구조 개혁을 위한 경제 주요 구성원들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콘테 총리가 거국 내각 구성을 위한 개각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오성운동의 리더격인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은 이번 회의가 현재의 내각 체제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반면에 니콜라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라치오 주지사)는 전환점이 필요하다며 다소 결이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야권 중심축인 우파연합의 회의체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우파연합의 맏형인 극우 성향의 동맹과 또 다른 극우당 이탈리아 형제들, 중도 우파 정당인 전진 이탈리아 등 3당 대표자들이 이날 모여 최종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의 얼굴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거국 회의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현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은 모든 의제에서 갈등을 빚는 내각과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9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3만5천561명으로 미국·브라질·러시아·영국·스페인·인도에 이어 7번째로 많다. 사망자 수는 3만4천43명으로 미국·영국·브라질에 이어 4번째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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