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 총리, 경제 회복 로드맵 수립 위해 제안…구조 개혁도 논의될듯
OECD "이탈리아 올 성장률 -11.3%…코로나19 2차 확산시 -14%로 추락"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가 경제 회복 로드맵을 만들고자 국가 주요 구성원 대표가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총리는 정부와 기업인, 노동조합, 야권 등을 아우르는 거국적 회의를 소집하기로 하고 내각 장관들을 일대일로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현지에선 이를 '스타티 제네랄리'(Stati Generali)라고 칭하는데 우리말로는 '삼부회'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삼부회는 14세기 초부터 18세기 말까지 프랑스의 귀족·가톨릭 고위 성직자·평민 등 세 신분 대표가 모여 국가 중요 의제를 협의했던 회의체다.
회의는 오는 12일 시작돼 일주일 간 지속할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둘째날인 13일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콘테 총리는 EU로부터 지원받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기금을 활용해 단기적인 경기 회복을 넘어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경제 구조를 전면 개혁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번 회의도 경제 회복 방안을 둘러싼 연정 내 불협화음을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이런 구조 개혁을 위한 경제 주요 구성원들의 합의를 끌어내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 중심축인 우파연합의 회의체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우파연합의 맏형인 극우 성향의 동맹과 또 다른 극우당 이탈리아 형제들, 중도 우파 정당인 전진 이탈리아 등 3당 대표자들이 이날 모여 최종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의 얼굴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거국 회의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현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은 모든 의제에서 갈등을 빚는 내각과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이탈리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1.3%로 설정했다.
이는 코로나19 2차 확산이 없다고 가정한 것으로, 2차 확산이 현실화할 경우 -14%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공 부채 비율도 2차 확산이 없을 시에는 GDP 대비 158.2%로 선방하겠지만, 2차 확산 때는 170%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의 작년 공공 부채 비율은 134.2%였다.
OECD는 이탈리아가 현재의 경제 위기를 벗어나려면 핵심 구조 개혁에 갑절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탈리아 GDP 13%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코로나19로 특히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2차 확산이 닥친다면 장기 경기 침체 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3만5천763명으로 미국·브라질·러시아·영국·스페인·인도에 이어 7번째로 많다. 사망자 수는 3만4천114명으로 미국·영국·브라질에 이어 4번째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02명, 사망자 수는 71명이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