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장면 SNS에도 공개…무책임·무성의 행태 비판 커질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급증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성에게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오전 브라질리아 대통령 관저 앞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사망자가 3만8천명을 넘은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바보 같은 소리, 알았으니까 여기서 나가라!"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거의 매일 아침 관저 앞에 모이는 지지자들을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주로 칭찬과 격려 구호를 듣는다.
그러나 이날은 이 여성으로부터 곤란한 질문을 받자 처음엔 외면했다가 곧바로 돌아서 해당 발언을 했다.
지난 2018년 대선에서 보우소나루를 찍었으나 지금은 마음을 바꿨다는 이 여성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 대응에서 국민을 배신했다"고 주장했다.
여성은 "코로나19 때문에 3만8천여명이 사망했다"면서 "사망자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3만8천명의 가족이 울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만나는 장면은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인 자유브라질운동(MBL)에 의해 소셜미디어(SNS)에도 공개됐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4월 20일 사망자가 2천500명을 넘은 데 대해 질문을 받고 "나는 무덤 파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는 듯이 답했다.
사망자가 5천명을 넘으며 중국보다 많아진 4월 28일에는 "유감이지만, 내가 무엇을 했으면 좋겠는가? 내가 메시아지만 기적을 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가운데 이름인 '메시아'를 인용한 이 발언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대단히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하루 뒤에는 대법원이 코로나19 대응 조치의 권한이 주지사와 시장에게 있다는 판결을 거론하면서 "사망자가 늘어나는 책임은 주지사와 시장들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망자가 3만명을 넘은 지난 2일에는 지지자가 코로나19 사망자 가족들을 위한 위로의 말을 부탁하자 "모든 사망자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지만, 그것은 각자의 운명"이라며 무성의한 위로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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