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우익언론, 日자산 강제매각 앞두고 "한국이 해결하라" 주장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한일 간 여론 악화에 대해 보수 성향의 일본 유력신문은 한국 책임이 크다고 일방적으로 비난했다.
일본에서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1일 '문 정권이 상호 불신을 키웠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일 관계가 나쁘다는 여론이 양국에서 확산한 것은 "한국 문재인 정권의 책임은 크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대해 '옛 징용공(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할 것을 명령한 판결을 내놓은 후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아직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한국에 책임을 미뤘다.
이어 "문 정권은 일한 관계에 주는 타격의 크기를 인식하고 타개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옛 징용공에 대한 보상이 필요한 것이라면 한국 정부가 주체가 돼 추진하는 것이 이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요미우리는 안전보장을 위해 한국과 일본이 계속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북한은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반복하고 중국은 군비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일한이 협력하는 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요구된다"며 "소중한 것은 대립을 안전보장 등 일한의 협력이 없으면 안 되는 분야로 파급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아울러 "일본은 당분간 필요한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해 악영향을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국 정부를 향해 제언했다.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판결에 근거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강제 매각하는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 보수·우익 언론은 배상 문제를 한국이 자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 산케이(産經)신문은 일본이 식민지 지배를 끝내고 한반도를 떠날 때 남기고 간 재산(적산<敵産>)이 한국 경제 발전의 기초가 됐다고 주장하며 징용 배상 문제를 한국 내부에서 해결하라는 칼럼을 싣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앞서 한국과 일본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1+1안)을 제안했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1+1이 아니라도 다른 방안이 있으면 열린 자세로 협의하겠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을 향해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계속 의연하게 대응하고 싶다"(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며 일본 기업 자산이 강제매각되면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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