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유죄 증거 없어"…유감 표명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 법원이 쿠데타 배후 조직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주이스탄불 미국 총영사관 직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터키 이스탄불 지방법원은 11일(현지시간) 지난 2016년 군부 쿠데타를 배후 조종한 조직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미국 총영사관 소속 터키인 직원인 메틴 토푸즈에게 징역 8년 9개월을 선고했다.
토푸즈는 총영사관 통역관 겸 미국 마약단속국(DEA) 업무 보조로 근무했으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페토(FETO·'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의 약칭)와 연계해 쿠데타를 시도한 검찰·경찰 수사관들과 수시로 접촉한 혐의로 2017년 10월 구속기소 됐다.
페토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적이자 재미 이슬람학자인 펫훌라흐 귈렌을 따르는 조직으로, 터키 정부는 쿠데타 실패 이후 지금까지도 군·경찰·공공기관·학계·언론계 등의 페토 관련자를 색출하고 있다.
토푸즈는 법정에서 "마약단속국 업무의 하나로 터키 내 경찰, 세관 관계자와 접촉했을 뿐 이들이 범죄에 연루됐는지 알 길이 없었다"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유죄를 인정했다.
토푸즈는 즉시 항소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총영사관 직원인 토푸즈의 구속기소는 미국과 터키의 갈등 현안 중 하나로, 2018년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장기 투옥과 맞물려 양국 관계가 크게 악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날 유죄 판결 이후 앙카라 주재 미국 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유감을 나타냈다.
미 대사관은 "우리는 그의 유죄를 뒷받침할만한 신뢰할 수 있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유죄 판결이 신속하게 번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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