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만 입장 허용에 '외국인 차별' 지적…한 버스업체도 외국인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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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한 유명 사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을 이유로 외국인 입장을 금지했다.
단순 관광객이 아닌 일정 기간 태국에 거주해 온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어서 차별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AP 통신과 온라인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누워있는 거대한 불상으로 유명한 방콕의 왓포 사원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외국인의 입장을 금지하고 있다.
전날 사원 정문 앞에는 '태국인만 입장 가능, 현재는 외국인은 (입장) 불가'라는 영어 안내문이 붙어 있다고 통신과 매체는 전했다.
사원은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닫았다가 5일부터 다시 관광객 입장을 허용했다.
사원 측은 문을 열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외국인 입장을 금지한다고 이미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원의 한 관계자는 통신과 통화에서 "코로나19가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부 조언에 따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국 정부는 사원 입장 재개를 허용하면서 외국인 금지 지침을 내린 적은 없다.
다른 직원도 카오솟과 통화에서 왜 태국인은 입장이 되고 외국인은 안 되느냐는 질문에는 "사원 규정"이라며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방콕시나 정부 측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방콕시청의 솜뽕 위엥깨우 부서기는 카오솟에 "코로나19 사태는 아직 안정적이지 않다. 사원 측이 이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광부 나릿 깐차노빠스 대변인도 "각 사원은 자신들만의 규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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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외국인 페이스북 사용자는 "외국인 입장을 금지하는 것은 극히 차별적이다. 모두 (사원 측을) 차별주의자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사용자는 "국적 때문에 누군가가 병에 걸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태국 각 주를 연결하는 국영 버스업체 트랜스포트 사는 코로나19 비상 칙령을 거론하면서 외국인 탑승을 금지했다.
전날부터 운행을 재개한 이 업체는 태국 신분증이 없으면 탑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권은 가능하냐는 질문에도 이 직원은 회사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업체는 비상 칙령 조항에 따라 태국인만 버스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고 공지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항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왓포 사원 및 트랜스포트 사와 달리 왓아룬 사원이나 왕궁 등 방콕 시내 관광 명소나 다른 버스·철도 회사는 외국인 입장이나 탑승을 허용하고 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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