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0억㎞ 거리 두고 최대급 시차실험…'퀸' 기타연주자 브라이언 메이도 제작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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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에서 약 70억㎞ 떨어진 태양계 끝을 비행 중인 미국의 심(深)우주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가 지구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외계 하늘' 이미지를 처음으로 전송해 왔다.
뉴허라이즌스호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켄타우리'(Proxima Centauri)와 '볼프(Wolf) 359'에 장거리 망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춰 지난 4월 22~23일 이틀간 촬영을 진행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뉴허라이즌스호를 제작, 운용해 온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JHUAPL),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 등의 연구진은 뉴허라이즌스호가 외계 하늘을 촬영하던 날에 맞춰 지구에서도 같은 곳을 찍어 두 이미지를 비교했다.
태양계 끝에 있는 뉴허라이즌스호와 처음으로 관측 지점에 별의 위치나 방향에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하는 '시차(視差) 실험'을 한 것이다.
시차는 양쪽 눈을 번갈아 감았다 뜨면서 한 물체를 볼 때 위치가 달라 보이는 것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구가 태양을 공전할 때도 지구의 위치에 따라 별의 위치가 달라지지만 가장 가까운 별조차도 지구 공전궤도 지름의 수십만 배에 달하는 곳에 있어 정밀한 장비 없이는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뉴허라이즌스호가 프록시마 켄타우리와 볼프 359의 이미지를 촬영할 때 지구에서 68억8천만㎞ 이상 떨어진 곳을 비행 중이어서 이번 시차 실험은 역대 가장 크고 확실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곳에서는 빛의 속도로 전파를 전송해도 지구에 도달하는데 6시간 30분이 걸리는 엄청난 거리다.
시차 실험에서 뉴허라이즌스호가 촬영한 프록시마 켄타우리와 볼프 359의 위치는 지구에 찍은 이미지 상의 위치와 확연히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배경이 되는 별들은 프록시마 켄타우리나 볼프 359보다 훨씬 더 멀리 있어 위치상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뉴허라이즌스호 책임연구원인 SwRI의 앨런 스턴 박사는 "뉴허라이즌스호는 지구에서 우리가 보는 것과는 다른 외계의 하늘을 보고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시차실험 결과를 3D 입체 이미지로 만들어 공개했는데, 우주 입체 이미지에 열정을 보여온 록그룹 퀸의 기타연주자 브라이언 메이도 제작에 참여했다.
<YNAPHOTO path='AKR20200612063500009_03_i.jpg' id='AKR20200612063500009_0301' title='입체이미지 제작에 참여한 퀸 기타연주가 브라이언 메이 ' caption='[Brian May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주물리학 박사이기도 한 메이는 "이번 입체 이미지는 모든 기록을 깬 것으로, 아마추어 천문가나 공상과학 소설팬들에게 잘 알려진 별인 프록시마 켄타우리와 울프 359의 이미지는 180년 입체 이미지 역사에서 가장 먼 거리를 두고 제작된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06년에 발사된 뉴허라이즌스호는 지난 2015년 7월 명왕성과 위성을 탐사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눈사람 소행성'으로 알려진 카이퍼 벨트의 천체 아로코스를 근접비행하며 탐사를 진행했다. 뉴허라이즌스호는 카이퍼 벨트 천체에 대한 추가탐사를 마치면 보이저호나 파이오니어호처럼 태양계 밖 성간우주에 진입하게 된다.
<YNAPHOTO path='AKR20200612063500009_04_i.jpg' id='AKR20200612063500009_0401' title='뉴허라이즌스호 상상도 ' caption='[NASA 제공] '/>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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