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쌍용차[003620]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마힌드라가 쌍용차 대주주로서 책임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새로운 투자자 찾기를 지원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12일(현지시간) 인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 투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회사와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와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투자자가 나오면 마힌드라가 대주주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도 쌍용차에서 빠져나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약 새 투자자가 생기면 자동으로 우리 지분율이 내려가거나 투자자가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마힌드라의 1∼3월 실적을 발표하는 과정에 나왔다.
마힌드라는 손실의 상당 부분이 쌍용차와 미국의 전기 스쿠터 사업 '겐제'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마힌드라는 한동안 해외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섰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마힌드라는 이번 기회에 해외 자회사들의 사업 전망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관련 마힌드라의 입장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4월에 투자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히면서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 지원'을 약속했다.
당시 마힌드라는 "9년간 원활하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협력해준 노조의 노고에도 감사한다"며 작별인사 같은 말까지 남겼다.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투자자 모색엔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인도가 봉쇄된 탓도 있다고 말했다.
이제 인도 봉쇄도 풀렸고 마힌드라가 대주주로서 지위를 놓겠다는 뜻을 더 분명히 밝혔으니 새 주인 찾기에 속도가 날까.
자동차 산업 환경은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투자하던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세계적인 업체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쌍용차는 연속 적자로 자본잠식에 가까운 상태다.
보유 지분을 넘길 상대를 찾는 주체로 적극 나서야 할 마힌드라가 제3자 같은 태도인 점도 의아하다.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마힌드라가 대주주 책임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주가가 하락하고 마힌드라 지분가치는 떨어진다.
이미 마힌드라가 투자한 금액 7천억원에 비해 지분가치(약 2천400억원)가 매우 낮지만 그나마도 날릴 위험이 있다.
게다가 두 달 전과 사실상 같은 발언이 또 나온 시기도 묘하다.
쌍용차는 당장 7월 6일(700억원)과 19일(200억원)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산은 대출에 대응해야 한다. 그동안 산은은 대주주의 책임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또, 쌍용차는 마힌드라 투자 대신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2천억원 지원을 바라고 있으나 기금 지원은 배제되는 분위기다.
다만, 다른 형태 지원이 나올 가능성은 살아있다. 정부는 재무적인 관점에서만 결정할지 더 넓게 볼지 고민 중이다. 마힌드라의 메시지에 정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