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김여정담화 "北에 실망…도발 피하고 외교·협력 복귀촉구"

입력 2020-06-14 09:13   수정 2020-06-14 10:10

미, 김여정담화 "北에 실망…도발 피하고 외교·협력 복귀촉구"
'대남행동' 예고에 '실망' 표현서 '도발 피하라' 명시하며 경고수위 높여
대선판 흔들 가능성 경계 속 궤도이탈 차단…미, 김여정 행보 주시하는 듯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국무부는 13일(현지시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등과 관련, 최근의 북한 행보에 실망했다고 거듭 밝히며 도발을 피하고 협상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이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를 통해 남측과의 '확실한 결별'을 선언, 대남 군사행동에 나설 것을 강하게 시사하자 도발하지 말라는 직접적 메시지를 보내며 경고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러한 내용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와 북미대화 조속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우리 정부 측에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는 것이 좋다'고 말한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언급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미국은 언제나 남북관계 진전을 지지해왔다"며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보와 성명들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도발을 피하고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과 관여하는 노력에 있어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의 이날 반응은 지난 9일 북한의 남북 연락 채널 차단과 관련해 밝혔던 입장에서 '도발을 피하길 촉구한다'는 문구가 추가된 것이다. 또한 당시에는 북한의 행보에 실망했다고 돼 있으나 이번에는 '행보와 성명들'로 보다 구체화했다.
국무부는 6·12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2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에도 현 상황에 대한 평가와 관련, 9일과 같은 언급을 내놓으면서도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부의 이번 언급은 북한이 '다음 단계의 행동'까지 공언, 점점 대남·대미 압박 수위를 높여가며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실망감을 이례적으로 표현한 데서 한발 나아가 '도발을 하지 말아라'는 경고장을 보냄으로써 추가 고강도 도발 등 궤도이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 대선판을 흔들 가능성을 경계하며 상황관리에 나서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 당국은 최근 대남 강경 모드를 주도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행보 및 위상 강화 등을 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졸업식 연설을 통해 "우리의 적들에게 알리겠다.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결코 행동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우리가 싸운다면 우리는 단지 싸워서 이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정한 대상을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단절을 선언하는 한편으로 6·12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맞아 '미국에 맞서 힘을 키울 것'이라고 압박에 나선 가운데 고강도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대북 경고 메시지도 담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국무부는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6·12 북미정상회담 2주년이었던 12일 담화를 통해 "미국은 앞으로도 북한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힘을 키우겠다고 선언했을 때에는 별도 반응을 내지는 않았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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