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역량 평가에 '주민 행복' 첫 도입…"관광 패러다임 전환"

입력 2020-06-15 06:23  

관광역량 평가에 '주민 행복' 첫 도입…"관광 패러다임 전환"
서울대·한국관광공사 '지역관광상생지표' 개발…내년부터 적용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그간 관광객 수와 관광매출액 등 경제 산업 지표에 주력했던 지역 관광 역량 평가가 '주민 상생'을 필두로 한 질적 성장 중심으로 재편된다.
기존 관광산업이 지역 거주민에 대한 고려 없이 대규모 외부 자본을 통한 획일적인 개발에 치중해 '반(反) 관광 운동'까지 일으켰던 문제점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관광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기존 공급자 중심의 관광 평가체계를 지역주민과 관광객 관점으로 확장한 '지역관광상생지표'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지역관광상생지표는 관광 관련 지표 최초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과 사회적 책무, 지역사회의 형평성 등을 평가 요소로 도입했으며, 환경적·사회문화적·경제적 지속가능성을 관광 발전의 목표로 삼는다.
이 지표는 내년부터 한국관광공사의 지역 관광 역량 평가에 적용된다.
기존 평가에 사용됐던 '지역관광경쟁력지수'와 '지역관광발전지수' 등 지표는 관광 시설 수와 관광객 수, 관광 예산 규모, 관광 지출액을 비롯한 경제적 지표 위주로 구성됐다.
이는 지역별 순위 경쟁을 촉발해 여러 지역에서 출렁다리, 케이블카 같은 비슷한 관광 콘텐츠를 양산했으며, 그 결과 관광객의 질적 만족도는 물론 지역 주민의 삶의 질까지 저하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지역관광상생지표는 이에 대한 자성을 바탕으로 ▲ 거버넌스 ▲ 관광자원 매력도 ▲ 관광산업 역량 ▲ 관광 성과 ▲ 관광의 사회적 책무성 등 크게 5개 분야에서 관광 경쟁력을 평가한다.
특히 관광 성과의 하위 항목으로 지역주민 입장에서 주거환경에 만족하고 자긍심과 행복감을 느끼는지 측정한다. 관광객이 느낀 지역 주민의 환대 정도와 재방문 의사, 타인 추천 의사 등도 평가 요소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지역관광상생지표는 관광 분야에서 그동안 소홀하게 다뤄졌던 '시민'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고려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지역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행복한 '상생 관광'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책무성 평가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 지수와 자원 보존 수준 등 지속가능성을 파악한다. 장애인과 성 소수자,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운 관광 환경을 조성했는지도 살핀다.
또 방문객을 향한 주민의 태도를 비롯한 시민 의식 수준과 강력범죄, 생활 안전사고 건수 등을 바탕으로 한 지역 안전 평가도 사회적 책무성에 포함된다.
아울러 지역 특색을 효과적으로 반영한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갖추고 있는지, 외부 자원이 아닌 지역 사회의 사업체가 관광 역량 육성을 주도하고 있는지, 지자체의 관광 정책 의사결정에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등도 평가한다.

총 연구 책임자인 김석호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은 "지역 관광 산업이 장기간 부진 상태에 머무르는 것은 지자체들의 천편일률적인 관광 개발이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며 "거주민이 관광산업의 책임과 혜택을 나누어 가질 때 관광 역량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지역관광상생지표는 관광 산업에서 지역 주민이 차지하는 역할과 영향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며 "이를 통해 그간 산업 경쟁력 관점에서만 획일적으로 추진돼 온 지역 관광 산업의 패러다임이 중대한 전환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yd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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