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스라엘 내각이 14일(현지시간) 골란고원에 건설하는 정착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안을 승인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치피 호토벨리 이스라엘 정착촌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각의 승인에 따라 골란고원의 브루힘 정착촌의 이름을 '라맛 트럼프'(트럼프 고원)로 바꾸기 위해 관련 절차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1991년 조성된 브루힘 정착촌엔 현재 이스라엘인 10명 정도가 산다. 이스라엘 정부는 230만 달러를 들여 이곳을 300가구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14일 열린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한 골란고원에 라맛 트럼프를 건설하는 실무 절차를 시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공교롭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6월14일)에 맞춰 이 안을 승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스라엘에 굉장한 친구입니다. 당신이 유대인 국가(이스라엘)를 위해 한 특별한 일을 영원히 감사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월 이른바 제3차 중동전쟁(이른바 '6일 전쟁')으로 시리아 골란고원의 대부분 지역을 점령했고 1981년 이를 영토로 합병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합병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취임 이후 줄곧 친 이스라엘 행보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이스라엘 총선을 불과 보름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해 이스라엘 우파에 힘을 실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석 달 뒤 이를 기념해 브루힘의 지명을 '트럼프 고원'으로 명명하는 표지판 제막식을 열었다.
이스라엘 정부의 집계에 따르면 골란고원에는 이스라엘 국적의 유대인 2만2천명, 아랍계 소수 민족인 드루즈족 2만5천명 등 5만여명이 산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자국을 지지한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지명 또는 장소에 반영했다.
유대인 국가를 처음으로 인정한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해리 트루먼 마을', 예루살렘 도심에 있는 '조지 W. 부시 광장' 등이 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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