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조사 가능성…정치권에 파장 예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연방경찰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 6명을 전격 체포했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연방경찰은 사라 윈테르 등 반민주적 시위를 주도한 6명을 이날 체포했다고 밝혔다.
연방경찰이 이들을 체포한 것은 연방검찰의 요청을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이 받아들이면서 이루어졌다.
윈테르는 지난 2006년에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300'을 본뜬 '브라질의 300'(300 do Brasil)을 이끄는 인물이다.
이 영화는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정예군 300명을 이끌고 페르시아 100만 대군과 맞서 싸우다 모두 전사했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키는 전사를 자칭하는 '브라질의 300' 회원들은 그동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연방 의회·대법원 폐쇄와 군부의 정치개입을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지난 13일에는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대법원 건물을 향해 폭죽을 쏘며 시위를 벌였고, 이에 대해 지아스 토폴리 대법원장은 "대법원은 어떠한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연방검찰은 이들이 특정 세력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정치적·사회적 질서에 반하는 범죄 행위를 저지르는 등 국가보안법을 위배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주도한 시위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여러 차례 참여해 연설했고, 상당수 정치인도 시위에 가세해 왔다는 점에서 조사 대상이 확대되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직권남용 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대법원의 세우수 지 멜루 선임 대법관은 지난 8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조사 기간을 30일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방경찰은 지난해 3월께부터 대법원의 승인 아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카를루스 보우소나루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 등을 가짜뉴스 유포 주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대법원과 연방경찰은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짜 뉴스를 퍼뜨려 대법관을 포함해 입법·사법부 고위 인사들을 공격하고 위협·협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수개월 전에 이 사실을 알고 연방경찰청장에게 전화하거나 직접 만난 자리에서 조사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하자 결국 연방경찰청장 교체로 이어졌다.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에 정보·수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했고, 이를 거부하는 연방경찰청장을 일방적으로 해임했다고 반발하며 지난 4월 24일 전격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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