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추진(종합)

입력 2020-06-16 17:36  

두산그룹,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추진(종합)
KB증권 "단시일 내 매각 성사 가능성 매우 낮을듯"
매각 작업 난항 때 밥캣 매물 나올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034020]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매각을 추진한다.
채권단이 경영난에 처한 두산중공업에 3조6천억원을 지원한 대가로 두산그룹이 내놓은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간사를 선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이다. 매각 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해 6천억∼8천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나눠 사업회사를 파는 방식이 시장에서 거론된다.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 속에서 두산밥캣은 투자회사가 보유하고 두산인프라코어 사업회사를 매각하는 구조다.
이후 두산중공업은 투자회사를 흡수해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보유할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51.05%를 그룹 내 다른 계열사가 사들이거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대금으로 두산중공업이 되사는 시나리오도 나오지만 두산밥캣 지분 가치가 1조5천억원이 넘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두산그룹은 건설기계·엔진 생산업체로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애초 매각 후순위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솔루스 등의 매각 작업이 인수가격을 둘러싼 신경전에 지지부진하자 결국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거론되던 매물의 매각 진행이 더뎌졌다"며 "매각 지연에 따라 우량 매물로 분류되던 두산인프라코어로 시선이 옮겨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기존 자구안에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나섰지만 단시일 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건설기계 연결 영업이익의 62.9%를 차지했던 두산밥캣을 분리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며 "단시일 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두산인프라코어는 1분기 말 기준 별도 차입금이 2조9천억원으로 올해 예상 영업이익(2천442억원)의 12배에 이를 뿐 아니라, 중국 법인(DICC) 지분 매각과 관련하여 7천196억원 규모의 소송이 진행 중으로 인수 금액 대비 소송 리스크가 과도하다"며 매각 성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그룹은 현재 3조원 자구안을 이행하려고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산업차량, 모트롤, 골프장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결국 두산밥캣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단이 3조원 자구안을 맞추려면 '돈 되는' 핵심 계열사를 팔아야 한다며 밥캣 매각까지 압박하는 점도 변수다.
shk999@yna.co.kr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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