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낙마 후 3년 만에 샹쥔보 1심 판결 나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부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중국 보험감독 총수가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17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장쑤성 창저우(常州)시 중급인민법원은 전날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샹쥔보(項俊波) 전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샹쥔보가 2005∼2017년 인민은행 부행장, 농업은행 행장 및 회장, 보감위 주석 등으로 있으면서 관련 기관 및 개인들에게 사업 인허가와 대출 등에 관한 각종 이권을 주고 1천862만 위안(약 31억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다만 피고인이 뉘우치고 있고, 조사 개시 후 수사 당국이 알지 못하던 뇌물수수 행위를 자백해 감형 사유에 해당한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과거 중국에서 '보험 마피아'의 우두머리로 불리던 샹 전 주석은 2017년 4월 돌연 낙마했고 당 감찰 당국의 내부 조사를 거쳐 2018년 4월 정식으로 기소됐다.
낙마 시점을 기준으로 3년여 만에야 1심 판결이 나왔다.
샹 전 주석은 중국·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상이군인 출신으로 국가심계서 부심계장과 인민은행 부행장을 거쳐 2007년 파산 직전의 농업은행을 맡아 세계 10위권 은행으로 키워 유명해진 인물이었다.
그의 낙마를 기점으로 보감위와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관계자들이 여럿 낙마하면서 금융 감독 당국 전반에 사정 한파가 일었다.
샹 전 주석의 낙마 직후 중국에서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로서 활발한 해외기업 인수 활동을 벌여왔던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안방(安邦)보험그룹 회장 문제와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등의 소문도 파다했다.
샹쥔보는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 재직 기간 보험업 진입 문턱을 낮춰 민영 기업들이 대거 보험업에 새로 진출하게 했다.
또 보험사들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산을 수익이 높은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등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선 것으로 평가됐는데 이런 과감한 행보가 훗날 결과적으로 그에게 독이 됐다는 평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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