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60년대 연애 아닌데"…채권단-현산 아시아나협상 기싸움

입력 2020-06-17 17:28  

이동걸 "60년대 연애 아닌데"…채권단-현산 아시아나협상 기싸움
계약 체결이후 상황 놓고 공방…"아시아나가 자료 협조했다" vs "안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동규 기자 = 채권단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협상에 들어가기 전 기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 체결 이후 발생한 상황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HDC현산 요구에 채권단이 반박성 자료를 내놓으면서 협상을 앞두고 '샅바싸움'을 벌였다.



산업은행은 17일 참고자료를 내고 현산 측이 재점검을 요청한 상황들에 답변했다.
현산은 지난 9일 재협상을 요청하는 자료를 통해 부채 증가, 동의 없이 아시아나항공의 차입 승인 등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줄 상황들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계약 체결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요인이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얘기였다.
현산은 먼저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작년 말 기준 2조8천억원 추가로 인식되고, 1조7천억원의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천억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이에 2조8천억원 추가 인식은 현금흐름과는 무관한 장부상 부채 증가와 업황 부진에 따른 차입금 증가(4천억원)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채권단이 지원한 1조7천억원도 한도성 여신으로 다른 부채 상환에도 사용돼 차입금이 순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회계법인의 부적정 의견도 양측의 대립 지점이다.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부적정 의견을 표명해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는 게 현산 측의 입장이다.
산은은 이에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부적정 의견 표명은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라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은 적정으로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성은 문제없다"고 맞섰다.
양측은 채권단의 1조7천억원 지원 승인 과정을 두고도 대립했다.
현산 측은 자신들의 동의 없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승인된 점에 불만을 드러냈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지원이 채권단의 필수 조치인데 현산 측이 동의하지 않아 부득이 동의 없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산의 자료 요구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응을 놓고도 진실 공방이 펼쳐졌다.
현산은 그동안 약 11회 아시아나항공 등에 공문을 발송했으나 신뢰할 수 있는 공식적 자료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산은은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현산 측 요청 사항에 수차례 공문과 관련 자료를 통해 답변하는 등 성실히 자료를 제공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채권단과 현산 측의 기 싸움은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서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현산이 2조5천억원 규모의 인수 대금을 깎아야 한다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채권단과의 재협상에서 양측 간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현산 측이 거론했던 '서면 협상'에 대한 산은의 불만도 여전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상호 신뢰가 전제돼야 충분히 안전하게 딜이 끝까지 갈 수 있다"며 "서면 협의를 얘기했는데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느냐"고 말했다.
현산 측이 최근 채권단에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고 한 것을 겨냥한 말이었다.
이에 대해 현산 측은 꼭 서면으로만 협상하자는 취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산 관계자는 "협상을 구두로만 할 수는 없고 협상 과정의 근거를 남기기 위해 서면 작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다른 해석을 경계했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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