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봉쇄 완화 뒤 코로나 '2차 파도' 본격화
실확진자수 지난 2주간 2만2천→4만8천여명 배로 급증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는 17일(현지시간)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4천919명 증가해 14만1천234명이 됐다고 집계했다.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사우디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3월 2일 이후 최다치다.
전날 일일 확진자수보다 15%(652명) 많지만 검사 건수도 33%(5천855건) 증가한 만큼 검사 건수가 늘어나 확진자수가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일 확진자 추이를 보면 지난달 16일 2천840명으로 1차 정점을 찍은 뒤 하락, 2주 뒤인 지난달 29일 1천581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2주간 다시 오름세에 접어들어 최근 나흘간 연속 4천명을 넘으면서 '2차 파도'가 뚜렷해졌다. 사우디의 일일 확진자수는 중동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이란(누적 확진 19만5천여명)보다 이달 6일부터 이날까지 12일 연속 많았다.
일일 확진자수가 감소세였던 지난달 26∼29일과 재상승한 최근 나흘을 비교하면 일일 검사 건수가 많아지기도 했지만, 확진율이 10%대에서 20% 이상으로 높아진 만큼 감염 정도가 심각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달들어 시작된 사우디의 코로나19 재확산은 통행·영업 금지와 같은 봉쇄 정책을 완화한 지난달 28일 이후 시점과 겹친다.
사우디의 일일 사망자수도 증가세다.
지난달 20일까지 일일 사망자수가 10명 이하였지만 지난달 30일 20명을 넘었고, 이달 3일부터 이날까지 2주 연속 30명 이상을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는 1천91명으로 치명률(0.8%)은 낮다.
그러나 실확진자수가 지난 2주간 2만2천여명에서 4만8천명으로 배 이상 급증하면서 환자를 치료할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하자 사우디 당국은 애초 21일 재개하려고 했던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다.
또 사우디 내무부는 숙소, 근무지가 같지 않은 외국인 이주 근로자가 5명 이상 모였다가 3회째 적발되면 위반자를 기소해 최고 20만 리얄(약 6천500만원)의 벌금에 처하고 영구 추방하기로 했다.
외국인 이주 근로자는 일일 확진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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