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북 강경행보에 한국정부 진퇴양난, 난파선 구조 여부 관건"

입력 2020-06-18 06:52   수정 2020-06-18 12:02

WP "북 강경행보에 한국정부 진퇴양난, 난파선 구조 여부 관건"
북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문 대통령 원색비난 김여정 담화 등 관련 분석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넣는 행보를 보이면서 대북 성과에 공을 들여온 한국 정부가 진퇴양난(quandary)에 빠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어 대북 관여는 한반도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한 '십자군 전쟁'과도 같은 것이었다"며 "이제 문 대통령은 급속한 위기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때 자신이 구애했던 정권의 표적이 됐다고 부연했다.
WP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지역의 군부대 재주둔, 그리고 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 발표 등을 거론, 김정은 정권이 2018년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을 사실상 갈기갈기 찢어버렸다고 표현했다.
김 제1부부장에 대해서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실질적인 '대행'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여동생 김여정이 한국과 미국에 대한 '적대적 거절'의 간판이 됐다"고 규정했다.
WP는 "이제 문제는 난파선으로부터 무언가라도 구조해낼 수 있느냐 여부"라며 "문재인 행정부는 오랫동안 북한을 상대하면서 매우 협조적이고 낙관적이었지만 마침내 인내심이 바닥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P는 문 대통령이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환대받았던 상황을 거론, "약 2년 전 문 대통령은 평양에서 VIP에게 맞는 환영을 받았다. 이는 북한 실향민의 아들로 태어나 남북 화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의 꿈에 대통령직의 많은 부분을 걸었던 사람에게 큰 승리의 순간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을 묘사하는 데 있어 비수를 꽂으면서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WP는 "문 대통령의 꿈이 현실적이었는지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그 꿈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해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로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핵 해체 조건 등 핵심 이슈에 대한 간극을 확인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잃은 듯 보였던 것도 이때였다고 기술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2018년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한 경제적 혜택을 결과물로 내놓는 데 실패한 것도 북한 지도부의 신경을 몹시 건드렸다"고 주장했다.
WP는 문 대통령의 측근 참모들과 많은 지지자는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하에서 한국에 상당한 재량권을 허용하지 않은 점을 들어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제재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도적 지원 등 여러 제안을 했지만, 북한은 실질적인 물질, 무엇보다 돈을 원했다는 전문가 견해도 전했다.
북한은 또한 한미 동맹의 균열을 인지하고 있으며 더욱 그 틈을 벌리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WP는 그러나 "문 대통령은 그의 꿈을 버릴 것 같이 보이지 않는다"며 "여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에 힘입어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그는 자기 원칙들을 고수하기에 충분히 강한 입지에 있다"고 내다봤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