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추억의 온라인게임 모바일로 속속…'아재 게이머' 열광

입력 2020-06-20 08:00  

20년전 추억의 온라인게임 모바일로 속속…'아재 게이머' 열광
'스톤에이지' 이어 '바람의나라'·'라그나로크'도 하반기 출시
"IP 사골 재탕만 하면 신규 IP 개발은 언제"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약 20년 전에 인기를 끌었던 온라인 게임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잇따라 출시된다.
30∼40대 게이머들은 추억 속 게임을 다시 손에 쥘 수 있다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업계에서는 IP(지적재산) '사골 우리기'가 지나치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톤에이지', '바람의 나라', '라그나로크' 등 굵직한 '레전드 온라인 게임'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 중이다.

넷마블이 이달 18일 '스톤에이지 월드'를 172개국에 글로벌 출시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스톤에이지 월드는 PC 온라인 게임이었던 스톤에이지 IP(지적재산)를 모바일 턴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재해석했다.
스톤에이지는 석기시대라는 독특한 배경으로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누적 이용자 수가 전 세계 2억명에 달했었다.
스톤에이지 월드는 다양한 펫을 포획해 육성하는 원작의 재미를 계승하면서도 턴제 전투, 부족 결성, 결혼 제도 등 새로운 요소를 도입해 신규 유저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를 모바일로 이식한 '바람의 나라: 연'을 하반기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달 17일 사전 등록을 시작했다.
'바람의 나라'는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 가입자만 2천만명을 넘긴 최장수 온라인 게임이다. 지금도 정상 서비스 중이라 전 세계 최장수 MMORPG로 기록되고 있다.
'바람의 나라: 연'은 그래픽과 게임 환경 전반에서 원작 감성을 그대로 살린다.
지난해 비공개 베타테스트(CBT)에 참여한 게이머들은 '바람의 나라: 연'이 원작의 장점은 그대로 이으면서 단점은 보완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게임개발사 그라비티는 지난해 '지스타 2019'에서 발표했던 것처럼 올 하반기에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출시한다.
라그나로크는 2002년 출시하자마자 한국·일본·태국 등 아시아 곳곳에서 동시접속자 수십만명을 기록했던 인기 온라인 게임이었다.
그라비티는 원작의 게임 요소를 상당 부분 모바일로 옮기면서 그래픽은 현재 상용화된 모바일 기기의 최대치로 발전시킬 계획이라 골수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거에 PC로 흥행했던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하는 것이 게임업계 '흥행 보증 수표'가 됐다.
현재 모바일 게임 인기 순위 최상단에 올라있는 엔씨소프트 '리니지M'·'리니지2M'과 넥슨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모두 PC에서 재미와 인기를 입증한 게임들이다.
김강욱 게임평론가는 "기존에 성공한 IP를 모바일로 이식하면 마케팅 비용이 절감된다는 점도 개발사에 큰 장점"이라면서 "게이머 입장에서도 향수와 새로운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으니 반기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대형 게임 개발사들이 'IP 사골 우려먹기'를 계속할수록 참신한 신규 IP 개발은 요원해질 거라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다 보니 신작 개발보다는 기존 IP 활용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재탕을 반복하다 보면 사골은 다 빠지기 마련이라, 한국 게임 산업 전체로 보면 안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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