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올해 1분기 미국 기업들이 외국에서 번 돈을 재투자하지 않고 고스란히 자국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국외 수익 중 1천240억 달러(약 150조원)를 1분기에 미국으로 송금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미국 세법 개정 이후 가장 많은 액수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법 개정으로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이 35%에서 21%로 줄어들고, 본국으로 송금하는 돈에 대한 세금이 거의 없어졌다.
미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경기침체 속에서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미국 내 영업에서 현금을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WSJ은 분석했다.
심지어 기업들이 1분기 미국으로 송금한 액수는 같은 기간 국외에서 벌어들인 수익보다 더 많다. 미 기업들의 1분기 총 국외 수익은 1천150억 달러(약 139조원)였다.
WSJ에 따르면 이는 미국 기업들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그동안 쌓아놓은 해외 수익금을 외국에서 재투자하지 않고 그냥 쓰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미 기업들은 해외 수익금의 60%만을 자국에 송금하고 나머지는 국외에서 재투자했다.
상무부 통계에 개별 기업들의 현황은 나오지 않지만, 페이스북이 증권 감독당국에 제출한 문건을 보면 작년 12월31일 현재 190억 달러에 달했던 이 회사 국외 보유 현금은 올해 3월31일 150억 달러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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