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동독이 무너진 지 30여년이 지난 독일에서 러시아 공산주의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조각상이 설치됐다고 AFP 통신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독일마르크스레닌주의당(MLPD)은 전날 독일 서부 겔젠키르헨에 있는 이 정당 본부 앞에 레닌의 조각상을 설치하고 수백명이 모인 가운데 기념식을 했다.
1990년 독일 통일 이전 동독 곳곳에 레닌상이 설치됐지만, 옛 서독 지역에 레닌상이 세워지는 것은 처음이라고 MLPD 측은 밝혔다.
지난 3월 현지 지방의회는 MLPD의 레닌 동상 건립 계획에 대해 "레닌은 폭력, 억압, 테러, 끔찍한 인간의 고통을 나타낸다"면서 "이러한 반(反)민주주의 상징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법원은 이 동상 설치를 저지하려는 시도를 거부하고 MLPD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번 레닌 동상 설치는 미국에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여파로 각국에서 인종주의나 제국주의 등과 연관돼 논란이 있는 역사적 인물의 동상이 잇따라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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