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홍콩보안법 재고 촉구…中 "투자협정 체결에 전력"
(브뤼셀·홍콩=연합뉴스) 김정은 안승섭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22일(현지시간) 중국과의 화상 정상회의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에 경고하며 투자협정 진전을 압박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에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과 화상회의를 했다.
EU 지도부가 지난해 12월 출범한 이후 첫 회담으로, 최근 EU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지목하면서 양측 관계에 긴장이 조성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EU 측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에 홍콩보안법 강행에 대해 경고하고, 투자협정 협상, 시장 개방 등 경제 문제에 있어 중국 측의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는 불만을 드러내며 압박했다. 중국의 허위 정보 유포 문제도 제기했다.
EU 측은 회담에서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grave concern)를 거듭 표명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한다면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감수할 것"이라는 점을 전달하고 재고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투자협정과 관련해 리커창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중국과 유럽의 투자협정과 관련해 우리는 협상에 진전을 이뤄 올해 안에 협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리 총리는 "양측 지도부는 원대한 수준의 협정을 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공정한 경쟁 규칙에 대한 인식의 일치에 이를 수 있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일 것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014년 시작된 EU-중국 간 투자협정 협상에 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미셸 상임의장은 유럽이 중국 기업을 맞이하는 것에 화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9월 독일에서 예정됐던 EU 27개 회원국 정상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의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것을 두고도 외교관들은 부분적으로는 투자 협상 교착상태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허위정보 문제에 대해서도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정상회의 뒤 공동 성명은 없었다.
양측은 모두 관계를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지만, 무역과 투자 규정, 인권 등 다양한 문제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상호 불신도 커지고 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