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신화통신 등 5개 언론사 이미 지정…9개사로 확대
중국 외교부 "중국 매체에 대한 정치적 압박…즉시 중단해야"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22일(현지시간) 중국의 4개 주요 언론사를 외국사절단으로 추가로 지정하고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등 대 중국 강경 입장을 이어갔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중국중앙(CC)TV, 중국신문사(CNS), 인민일보, 환구시보 등 4개사에 대해 이 같은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가 중국 공산당 통제 하의 선전 매체라는 이들 언론사의 실질적 지위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언론사는 앞으로 대사관이나 다른 외국사절단과 마찬가지로 국무부에 인력과 부동산 소유 현황을 통지해야 해 가뜩이나 미중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AP통신은 "이번 조치는 일부 중국 기자들이 미국을 떠나도록 강제함으로써 중국과 외교적 관계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조치가 정치적 압박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의 두 번째 미국 주재 기관의 외교 사절단 지정"이라며 "이는 중국 매체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 압박 증거"라고 비난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미국 주재 중국 매체의 정당한 보도에 대한 심각한 간섭"이라며 "미국이 주창하는 보도와 언론 자유의 허위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국이 냉전 시대적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포기하고, 즉시 자신과 남을 해치는 행위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정당한 반격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자오 대변인은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環球時報) 총편집인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게시한 글을 직접 읽으면서 미국의 조치를 비판했다.
후 총편집인은 이날 웨이보에서 "내가 이렇게 중요한 사람인 줄은 몰랐다"면서 "미국 정보기관은 밥만 축내는 밥통이거나 나처럼 우롱을 잘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후 총편집인은 또 "미국의 외교사절단에 등록되면 오로지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는 것 같다"며 "외교 면책특권이 없는 것은 매우 차별적인 조치다. 항의! 항의! 항의! 나는 숨을 쉴 수가 없다"라고 미국 흑인 차별 시위 구호를 인용해 비난 수위를 높였다.
국무부는 지난 2월 신화통신과 CGTN, 중국국제방송, 중국일보 등 5개 중국 관영 언론을 외국 사절단에 지정한 바 있다.
또 3월에는 중국이 중국 주재 외국 기자들을 감시하고 협박한다는 이유로 미국내 중국 언론사의 기자 수를 160명에서 1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중국은 이에 맞서 지난 2월 중국 주재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3명의 기자증을 회수하고 추방을 통보하는 등 맞대응했다.
로이터는 중국이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의 특파원에 대해 올해 말 만료되는 기자증 승인을 철회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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