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탐바예프, 범죄조직 두목 불법 석방 개입 혐의로 지난해 체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부패 혐의로 지난해 중반부터 구속 수사를 받아온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의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전(前)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재판에서 11년이 넘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 법원은 이날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의 부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그에게 11년 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재산 몰수 판결도 내렸다.
아탐바예프는 지난 2013년 발생한 범죄조직 두목 불법 석방 사건에 관련됐다는 혐의를 받았다.
오랜 기간 복역 중이던 현지 범죄 조직 두목 아지즈 바투카예프는 지난 2013년 중병 진단을 근거로 석방된 뒤 러시아 체첸으로 도주했다.
이후 바투카예프에 대한 진단서가 부총리와 보건부 장관 등의 개입으로 조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키르기스 경찰은 지난해 바투카예프 불법 석방 사건을 수사하던 중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이 사건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그에 대한 체포를 시도했다.
보안 당국 산하 특수부대원들과 경찰은 지난해 8월 비슈케크 인근 고이-타슈 마을의 아탐바예프 자택에서 이틀간의 무력 작전 끝에 간신히 그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당국의 체포 작전 과정에서 아탐바예프 지지자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양측 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져 주민 등 약 100명이 부상하고 특수부대원 1명이 숨졌다.
아탐바예프는 이후 구속돼 보안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 산하 구치소에 수감된 채 조사를 받아왔다.
일각에선 아탐바예프에 대한 수사가 그와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현 대통령 간 불화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탐바예프는 지난 2011~2017년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스스로 물러나면서 제엔베코프를 대선 후보로 추천했고 뒤이어 2017년 10월 치러진 대선에서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당선시켰다.
하지만 이후 정부 구성 문제 등에서 두 지도자 간에 불화가 생겼고 제엔베코프는 2018년 4월 초부터 보안 부처와 검찰 등에서 아탐바예프의 측근들을 몰아내는 등 '홀로서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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