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가 좀비기업 증식 환경 제공"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돈 풀기 정책이 좀비 기업을 더욱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이체방크증권 자료에 따르면 이미 미국 상장기업의 20%가량이 부채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에 해당한다.
이런 좀비 기업 비율은 2013년 이후 2배로 상승했다.
좀비 기업은 통상 3년 연속 이자를 감당할 충분한 수익이나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좀비 기업의 증가는 수년간 지속된 미 연준의 초저금리가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고 WP는 전했다.
연준의 저금리 정책은 당장은 기업 줄도산을 막고 일자리도 보호할 수 있지만 생산성과 투자, 경제의 경쟁력을 좀먹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학자들은 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기가 길어지면 경제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금리 정책으로 좀비기업이 늘고 이로 인해 경제활력이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을 경제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에서 이런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연준에 따르면 비금융 기업 부채가 올 1분기에 19%가량 늘어 최근 40년 사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기업들의 1분기 신규 부채 규모는 3조달러로, 전분기의 10배나 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평가한 신용등급 'CCC' 이하인 기업은 5월 31일 현재 256개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2배 가까이 됐다.
S&P의 신용등급 CCC 이하는 사실상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재무적으로는 기업이 좀비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