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유럽에서 가장 심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영국이 봉쇄조치 대거 완화에 나서자 의료계가 경고에 나섰다.
바이러스 제2 확산 위험이 있는 만큼 대응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주요 의료 단체장들은 정치권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영국의학저널에 실린 공개서한에는 영국의학협회(BMA), 왕립외과의사학교, 왕립내과의사학교, 왕립간호학교, 왕립응급의료학교 등의 수장과 의학 전문지 '랜싯' 에디터 등이 서명했다.
이들은 "향후 영국에서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이용 가능한 증거를 살펴보면 지역 감염 발발 가능성이 크고, 제2의 물결이 현실화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바이러스 억제에 필요한 인프라의 많은 요소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상당한 과제가 남아있다"면서, 정치권이 초당적 그룹을 만들어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제2 확산을 막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인명 손실을 방지하고 가능한 한 신속하고 완전하게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취약 분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의 공개서한은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봉쇄조치의 대거 완화를 발표한 직후에 나왔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전날 하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오는 7월 4일부터 펍과 식당, 카페, 호텔 등의 영업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사회적 거리 두기 기준을 기존에 2m에서 1m 이상(plus)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봉쇄조치를 이처럼 급격하게 풀 경우 바이러스의 재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일간 가디언은 정부 대응을 조언하는 과학자들을 인용, 여러 봉쇄 완화 조치를 한 번에 푸는 것은 바이러스가 새로 확산할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직 효과적인 검사 및 추적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식당 등 실내 영업을 재개할 경우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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