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클로징 D-2 시점에 대면…본격 재협상 돌입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전격 회동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회장과 이 회장은 전날 오후 1시간가량 만나 얘기를 나눴다.
배석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 회장에게 아시아나 항공 인수의 결단을 촉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장이 딜 클로징(종료) 시점(6월 27일)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배석자 없이 전격적으로 만났다는 점에서 안갯속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단의 '대면 협상' 요구에 정 회장이 응한 모양새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 간담회에서 "서면 협의를 얘기했는데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느냐"며 대면 협상장에 나올 것을 현산에 촉구한 바 있다.
앞서 현산 측이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고 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재협상 돌입 문제를 놓고 산은과 현산이 벌인 기싸움이 두 수장의 만남으로 일단락된 만큼 조만간 본격적인 재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협상을 하지 않고 인수를 포기하면 인수 무산의 책임을 고스란히 져야 한다는 점도 현산 입장에선 부담이다.
이 경우 예상되는 2천500억원의 계약금 소송에서 현산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재협상에 들어가면 세부 조건을 놓고 채권단과 현산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상승 등 인수 체결(작년 12월 말) 당시와 현저히 달라진 현재 상황을 거론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측면에서 금호산업에 줘야 할 구주 가격과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5천억원의 출자 전환, 아시아나항공 대출 상환 문제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산이 2조5천억원 규모의 인수 대금을 깎아야 한다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은 만큼 현산이 인수를 결정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채권단 내부에 퍼져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사를 위해 너무 많이 양보하면 자칫 특혜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은 채권단의 고민거리다.
결국 양측이 적절한 접점을 찾지 못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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