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 다수 국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닫았던 역내 국경을 속속 개방하고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는 빗장을 계속 걸어두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지난 4월 코로나19를 통제했다면서 봉쇄 조치를 점진적으로 풀었다.
하지만 노르웨이 정부는 여행 제한을 해제하거나 적어도 완화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신중한 접근법을 고수하고 있어 현재 유럽에서 가장 닫혀있는 국가가 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최근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상당수 유럽 국가는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솅겐 협정 가입국 주민에게 국경을 열고 이동 제한을 해제했다.
그러나 노르웨이는 이 나라 주민이 아닌 경우 대부분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노르웨이 주민들의 외국 여행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나라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10일간 격리 조치를 취해야 해서 외국 여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는 적어도 8월 20일까지 유지된다. 다만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로의 여행은 허용한 상태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주변 유럽 국가로 휴가를 가기 어려운 상황이며,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도 당초 스페인에서 보내려던 휴가 계획을 취소했다.
일부 주민들은 다른 유럽 국가에 있는 병든 부모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거나 가족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어려워 행사를 미루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노르웨이 정부는 너무 일찍 국경을 개방해 외부에서 코로나19가 유입될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르웨이 법무부 장관은 "많은 사람이 슬퍼하고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을 화나게 하려고 이러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계속 통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 국경 간 자유 이동 체제인 솅겐 협정 가입국이다.
유럽에서는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22개국과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26개국이 솅겐 협정에 가입돼 있다.
솅겐 지역에서는 국경 통과 시 여권 검사 등을 생략해 가입국 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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