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당국 조사…조종사 150명에 업무 중단 지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국영 항공사의 조종사 중 3분의1 가량이 정상적이지 않은 면허를 소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25일 파키스탄 일간 돈(DAWN)과 외신에 따르면 국영 파키스탄 국제항공(PIA)은 소속 조종사 434명 가운데 약 150명에 대해 운항 업무를 중단시키기로 했다.
압둘라 H. 칸 파키스탄 국제항공 대변인은 "항공 당국 조사 결과 이들 150명이 미심쩍은 면허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굴람 사르와르 칸 항공부 장관도 전날 의회에 출석해 민간 항공사 조종사 가운데 많은 이들의 자격증이 미심쩍다고 밝혔다.
2018년 시작된 현지 항공 당국의 조종사 면허 조사는 지난달 22일 남부 카라치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 상황과 맞물리면서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사고 당시 조종사의 행동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칸 장관은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조종사가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알리지 않은 채 첫 착륙을 시도했다"며 "그 상황에서 항공기의 엔진이 땅에 세 차례 닿았다"며 착륙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23일 사고 조사 초기 보고서는 이번 사고가 사람의 실수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착륙 당시 조종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고, 자동조종장치는 풀어 놓은 상태였다.
칸 장관은 "조종사는 물론 관제사도 (안전 관련) 기본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파키스탄 국제항공의 라호르발 카라치행 A320 여객기는 지난달 22일 오후 신드주 카라치 진나공항 착륙에 실패한 뒤 활주로에서 1㎞도 안 떨어진 주택가에 떨어졌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99명 가운데 97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국은 여객기의 블랙박스와 조종사의 음성 녹음 기록을 확보해 조사를 벌였고,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도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전문가 11명을 현지에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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