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농장서 일하는 불가리아 이주민
볼로냐 물류센터서도 44명 무더기 감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한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던 이탈리아에서 또 집단 발병 사례가 나와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주 방역 당국은 나폴리에서 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몬드라고네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이 지역을 '레드존'으로 지정하고 주민 700여명에 대해 외출 금지 명령을 내렸다.
당국은 이동 통제를 강화하고자 중앙정부 승인 아래 군 병력까지 현장에 투입했다.
주로 농장에서 일하는 불가리아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이 동네에서는 최근 49명이 한꺼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자를 포함해 확진자 대다수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일부는 거주지를 벗어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행방불명인 이들은 불가리아 출신 불법 체류자로 당국은 보고 있다.
방역 당국은 레드존 지정 직후 현장에 경찰력을 투입했으나 일부 불가리아인이 이동 통제에 반발해 거주지를 무단으로 이탈하려 하자 중앙정부 허가를 받아 수백명 규모의 군 병력을 배치했다.
이밖에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 볼로냐의 한 대형 배송업체 물류센터 직원 44명도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배송업체는 곧바로 물류센터를 폐쇄했으나 배송 업무는 계속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방역 당국은 해당 배송업체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이달 중순 수도 로마의 한 병원에서 100여명의 확진자와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돼 방역 당국을 긴장시킨 바 있다.
24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에서는 하루 새 19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으로 23만9천410명을 기록했다. 사망자 수는 30명 증가한 3만4천644명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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