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용품 취급 간과 못해"…우체국 마스크 기부함 철거 지시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이물질이 섞인 불량품이 대거 발견돼 논란이 됐던 일본 '아베노마스크' 배포가 완료됐다.
아베의 마스크라는 뜻인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도로 일본 전역에 배포된 천 마스크를 말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5일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베노마스크 관련 질문에 "(일본 모든) 세대용 마스크에 대해서는 (배포 업무를 맡은) 닛폰유빈(日本郵便)이 후생노동성에 6월 20일까지 배달에 시간에 걸리는 지역을 포함해 모든 배포를 완료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지난 4월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의 하나로 전국 모든 세대에 2매의 천 마스크를 일률 배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배포 완료까지 3개월 가까이 걸린 셈이다.
일본 정부는 당초 신속하게 아베노마스크를 배포할 계획이었지만, 배포 개시 이후 벌레, 곰팡이,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이 발견됨에 따라 마스크 재검품이 이뤄져 배포가 지연됐다.
그 사이에 일본 내 마스크 품귀 현상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이에 따라 자신에게 배달된 아베노마스크를 필요로하는 사람들에게 기부하겠다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을 일본 정부가 사실상 막고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미에(三重)현에 거주하는 스즈키 도시하루(鈴木利治·72) 씨는 26일 자 아사히신문에 투고한 글에서 "군마(群馬)현 오타(大田)시의 21개 우체국이 정부가 배포한 천 마스크의 기부를 요청하는 회수함을 마련했는데, 닛폰유빈이 철거를 지시해 기부 자체도 중지됐다"고 밝혔다.
스즈키 씨는 "(이와 관련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정부의 방침에 반해 (아베노마스크를) 불용품 취급하는 것은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마스크가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정부 본연의 모습"이라며 "'국민은 정부에 따르라'라고 말하는 듯한 (일본 정부의) 자세는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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