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보전지역' 82% 개발…20년간 하루 50만 배럴 추가 생산 기대
야생동물 서식지 개발 허용에 환경단체 반발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환경 민감지역'(ESA)에 속하는 알래스카 국립석유보존지역(NPR-A) 대부분에서 석유개발을 허용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내무부는 2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국립석유보존지역 전체의 약 82%에 달하는 1천86만에이커(약 7만5천600㎢)에서 원유 시추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데이비드 번하트 내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위대한 에너지 잠재력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더 많은 공공부지를 석유 시추와 광산 채굴에 개방해 미국 내 화석연료 생산량을 늘리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으로 미국 내 석유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면 최대 20년간 하루 최대 50만배럴의 원유가 추가 생산된다.
알래스카 북쪽에 자리해 북극해와 접한 알래스카 국립석유보전지역은 총 2천300만에이커(약 9만3천㎢)에 이르는 연방정부 소유 땅이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곳에 원유 87억배럴과 천연가스 250억 세제곱피트(약 7억792만1천㎥)가 매장돼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 일대는 삼림순록과 회색곰, 늑대, 아비새 등의 서식지이자 철새인 기러기의 번식지이기도 하다. 개발대상에 포함된 테쉑퍽호수는 철새와 카리부(북미산 순록)가 많기로 유명하다.
이에 환경보호론자들은 정부의 개발 계획에 즉각 반대했다.
10개 환경 및 토착민 단체는 성명을 내고 "이 지역의 공동체는 산업활동으로 이미 건강, 식품 안보, 문화 주권에 있어서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오바마 행정부 때 계획은 알래스카 국립석유보전지역 절반에서만 시추를 허용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새 방침에 환경단체와 알래스카 원주민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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