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대북정책과 이라크 침공은 잘못이라 비판…"웃는 모습 못봐"
"중국·북한보다 다루기 힘든 나라는 미국"이라며 민주당 비난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현혜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쳤다"며 웃는 것을 본 적이 없고 "그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폭격뿐"이었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가 위스콘신주에서 진행한 타운홀미팅에서 자신을 저격한 회고록을 내놓은 볼턴 전 보좌관을 향해 "똑똑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았다"며 "일을 잘 해내지 못했다"는 힐난을 쏟아냈다.
볼턴은 이 회고록에서 중국, 북한, 이란 등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외교·안보 정책에서 재선 유불리로 상황을 판단하고 일관된 철학이나 해법이 없었다고 비수를 꽂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볼턴과 1년 넘게 일했지만 "미소 짓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존, 당신은 웃기는 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며 이 일화만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볼턴이 북한과 이라크 정책에서 두 가지 매우 심한 실수를 했다고 비판했다.
우선 "그는 리비아 모델에 대해 얘기하면서 실수했다"며 이를 재앙이라고 언급했다.
리비아 모델은 '선 비핵화, 후 보상'을 골자로 한 비핵화 방식으로, 볼턴이 북한에 적용하려 했던 모델이다. 이는 '행동 대 행동'이라는 북한의 단계적 접근법과 완전히 다른 것으로, 북한은 리비아 모델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볼턴이 TV에 나와 리비아모델을 언급한 것이 북한과 관계를 멀어지게 하고 비핵화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큰 원인이라고 지적해 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리비아 모델' 언급 당시 "나는 그것에 대해 설명하지 않겠다. 일부 사람들은 이해한다"고만 말하며 북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관한 볼턴의 태도를 두 번째 실수라고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이 옳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볼턴은 옳은 일이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볼턴은 2003년 당시 국무부 차관으로 재직하며 이라크 침공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일은 그의 재임 기간 초기에 일어났다"며 "그가 그 두 가지를 말한 다음에 나는 그에게 더이상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때문에 좋은 점이 한 가지 있었다고 한 뒤 모든 사람은 볼턴이 폭격을 원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볼턴이 회담장에 함께 들어가면 상대방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맞수인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해서는 "이야기할 때마다 두 문장을 이어서 사용하지 못한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아냥거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1억2천만명이 사망했다고 수치를 잘못 말한 실수를 조롱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다루기 힘든 나라는 중국, 러시아, 북한이 아니라 바로 미국이라고 한 뒤 이는 미국에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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