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지푸라기' 상장폐지 공청회 신청 스스로 포기
투자자들에 수조원대 피해 남기고 '중국판 스타벅스' 신화 막 내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땅에서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를 넘어서겠다면서 호기롭게 도전장을 던졌던 루이싱커피가 결국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수조원대 자금을 빨아들이던 이 회사가 결국 투자자들에게 수조원대의 피해만 남긴 채 미국 증시에서 쫓겨나면서 '중국판 스타벅스'의 신화는 비참하게 마무리됐다.
루이싱커피는 26일(미국 시간) 성명을 내고 나스닥 측을 상대로 한 상장 폐지관련 청문회 요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루이싱커피 주식은 오는 29일부터 나스닥에서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이 폐지된다.
루이싱커피는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자 재고를 요구하면서 청문회를 신청한 상태였다.
지난 4월 이 회사는 작년 2∼4분기 매출 규모가 최소 22억 위안(약 3천800억원) 부풀려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회계 부정 사실을 전격 공개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사실이 발표된 4월 2일(현지시간) 하루에만 루이싱커피 주가는 나스닥에서 75.57% 폭락했고 순식간에 약 6조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관계 당국이 각자 루이싱커피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일부 중국매체는 루이싱커피 회장이자 최대 주주인 루정야오(陸正耀)가 회계 부정에 직접 관여해 중국 당국의 형사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루이싱커피는 이날 상장폐지를 예고하면서 루정야오에게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고 공개했다.
미중 갈등 확산 와중에 터진 루이싱커피의 대형 회계부정 사건은 양국 증시 디커플링(탈동조화)의 결정적 계기가 됐고 미국에서는 중국기업 상장에 대한 규제가 부쩍 강화됐다.
매우 활발했던 중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 움직임이 크게 위축됐고, 넷이즈와 징둥 등 미국 증시에 상장했던 많은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홍콩에서 2차 상장을 하면서 미국 자본시장에서 서서히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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