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에게 묻다] 하반기 건전성 관리에 초점…수익지표 수정도

입력 2020-06-28 06:31  

[은행장에게 묻다] 하반기 건전성 관리에 초점…수익지표 수정도
5대 시중은행장 "코로나19에 저금리·저성장…경영환경 녹록지 않아"
"NIM 하락 지속…유동성·건전성 관리 중요, 디지털화 속도"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5대 시중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수익성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들 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하반기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디지털 전환과 비이자 부문 확충에도 중점을 두고, 사회적 책임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하반기 영업환경 녹록지 않다"…'건전성 관리·디지털화' 방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장은 28일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하반기 3대 중점 추진 과제의 하나로 리스크(건전성) 관리와 디지털·비대면 확대 등을 꼽았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차원의 실물경제 하락세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전성 관리를 강조했다.
허 행장은 "디지털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위기 분석·리스크 재점검을 통해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초부터 유동성과 건전성 중심의 관리를 지속 중"이라며 "일부 성장과 수익 관련 지표의 수정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진 행장은 "하반기에는 미국 대선이라는 빅이슈가 있는 만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자산에 대한 관리에 보다 집중하고, 디지털화에 대한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하반기에 경기침체와 초저금리 지속에 따른 은행업의 저마진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언택트(비대면) 정착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으로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비대면 중심의 고객 접점 확장,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한 우량자산 증대, 비이자 사업기반 확대·다양화 등의 과제를 중점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하반기에 순영업이익 감소 및 가파른 충당금 증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행장은 하반기 경영목표는 연초 계획 수준을 유지하되, 비용 절감 및 보수적인 대손 비용 적립을 통한 건전성 관리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채널 전환, 신성장 어젠다 발굴, 리스크 관리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선제 과제로 들었다.
손병환 농협은행장 역시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한 업종별 위험도에 따라 연체율 등 리스크를 중점 관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손 행장은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을 반영한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은행 NIM 하락세 하반기도 지속"…"'사회적 책임' 외면 않겠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은행 NIM의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다만 하향 폭이나 영향을 두고서는 다소 온도 차가 있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5%까지 인하함에 따라 은행 NIM도 하락 중"이라며 "대출금리 하락의 영향이 2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 3∼4분기 NIM 하락 폭은 다소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작년 7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로 이미 은행 NIM이 하락세에 있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비이자 수익 확대가 어려운 상황인 점, 하반기 건전성 우려 등으로 이자이익뿐만 아니라 경영 전반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하반기에도 NIM이 소폭 하락하겠지만 최근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해 순이자 이익 감소는 NIM 하락 폭 대비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NIM 하락 속에서도 은행의 사회적 책임은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피해기업 등을 대상으로 만기연장, 상환 유예 등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과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지 행장도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자금대출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손병환 농협은행장도 "어려운 시기에 은행의 자금 중개기능을 통해 경제회복에 힘쓰고 수익성 및 리스크관리를 통한 중장기 금융 시스템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해외진출 흔들림없다…오히려 선제적 확대, 업무는 '언택트'로"
코로나19 장기화로 국경 간 이동이 막히면서 은행의 글로벌 진출 전략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은행장들은 흔들림 없는 진출 의지를 강조했다.
오히려 선제적으로 해외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코로나19 이후에 대비해 언택트 개념의 업무 방식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미얀마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를 받아 올해 안에 최종본인가를 취득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추가 지분 인수 논의도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이를 통해 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 금융 벨트 완성이 보다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글로벌) 기본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며 "오히려 중장기적인 성장의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비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금융시장 내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상품 확대와 현지 이커머스 등 디지털 회사와 제휴 등은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글로벌 비대면 영업채널 강화, 자산건전성 관리로 글로벌 영업 질적성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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