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수요 확대로 반도체는 수혜…삼성·SK 전망치 상향
가전·모바일은 타격 커…LG전자·디스플레이 업계 실적 악화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영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자업계의 2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전망이다.
공장·매장 폐쇄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가전과 모바일(휴대전화) 판매 부진이 뼈아프다.
그러나 언택트(비대면) 수요 증가로 반도체 업종은 예상보다 선전하면서 우려했던 것보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연합뉴스가 연합인포맥스의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분석한 결과 2분기 전자업계의 실적이 반도체 부문을 제외하고는 작년보다 부진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최근 일주일 동안 발표된 증권업계의 2분기 전망치는 매출 53조6천975억원, 영업이익 6조4천8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동기 실적보다 각각 4.33%, 1.78%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2분기는 반도체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초호황기였던 2017∼2018년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는데, 이보다 더 나빠진 실적이다.
그러나 이달 초에 나온 2분기 전망치(매출 51조638억원, 영업이익 6조932억원)에 비해서는 컨센선스가 상향 조정됐다. 언택트 수요 확대로 반도체 부문의 매출이 예상보다 늘어난 데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로 수익성이 개선된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001200]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IM) 사업의 이익 감소와 디스플레이(DP) 부문의 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으로 기존 예상을 상회하는 손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문별로 반도체의 경우 1분기 4조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이 2분기에는 5조4천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TV와 모바일 수요 감소 여파로 디스플레이 부문은 올해 1분기 3천억원 영업손실에서 2분기는 7천억원 손실로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의 영업이익은 갤럭시 S20 판매 부진으로 2분기 1조5천억원으로 1분기(2조7천억원)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5월 이후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당초 전망치보다는 2천억원가량 상향 조정된 것이다.
가전(CE) 부문의 영업이익은 5천억원으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가 하면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 2분기 매출 54조7천억원, 영업이익 6조7천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000660]도 2분기 반도체 선방으로 시장 전망치가 매출 8조3천477억원, 영업이익 1조6천635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9.38%, 160.9%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차증권[001500]은 하이닉스의 실적을 매출 8조4천억원, 영업이익 1조7천400억원 등으로 시장 전망치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D램과 낸드의 출하량은 기존 추정치와 유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D램 매출액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서버와 PC 고정 가격이 언택트 수요 확대로 1분기 대비 각각 20%, 14% 상승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반도체 이외의 기업들은 2분기에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가전이 주력인 LG전자[066570]의 2분기 컨센서스(최근 1개월 기준)는 영업이익이 4천24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2.2%, 작년 동기보다는 34.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은 11조8천535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19.5%, 작년 동기보다는 24.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코로나19가 비교적 일찍 진정된 국내에서는 판매 호조를 나타내며 실적 전망치가 최근 들어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노경락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2분기에 미국, 유럽 등에서는 수요가 침체했지만 국내에서는 코로나가 진정되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해외 수요도 예상보다는 긍정적으로, 코로나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TV와 스마트폰 등 판매 부진에 따라 부품업체들도 연쇄적으로 실적 부진이 예고됐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2분기 영업손실이 3천989억원으로 전 분기(-3천619억원), 작년 동기(-3천687억원)에 비해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4조8천70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03% 감소하지만 전 분기보다는 3%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2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 영업손실도 1분기보다 많은 6천∼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측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업황은 2분기에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며 TV 패널 가격이 상승 중이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전환 작업도 하반기부터 본격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스마트폰 부품이 주력인 LG이노텍[011070]과 삼성전기[009150]는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급감과 고객사의 비수기 영향으로 2분기에 일시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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