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입품에 칼 빼든 인도…한국 기업에도 엉뚱하게 '불똥'

입력 2020-06-28 13:13   수정 2020-06-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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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입품에 칼 빼든 인도…한국 기업에도 엉뚱하게 '불똥'
통관 절차 늦어져 공장 가동 중단될 뻔…"장기화 시 피해 우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중국을 겨냥한 인도의 무역 장벽 보복으로 인해 한국 기업 사이에서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 세관 당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면서 덩달아 한국 기업 수입품의 통관 절차에도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28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노이다 공장 휴대전화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뻔했다.
뉴델리 공항에서 중국발 휴대전화 부품의 통관이 지연되면서다.
휴대전화는 다른 제조 분야와 달리 재고를 많이 쌓아 두지 않는데 며칠간 주요 부품이 조달되지 않으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결국 27일 극적으로 삼성전자 관련 물량이 우선으로 통관되면서 공장 가동 중단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다.
노이다의 휴대전화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삼성전자가 2018년 기존 공장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며 세계 시장 공략의 차세대 거점으로 육성하는 곳이다. 연간 최대 생산 가능 물량은 1억2천만대다.
공항뿐 아니라 인도 주요 항만 곳곳에서도 한국 기업 관련 수입품의 통관이 지연되는 분위기다.
뭄바이 인근 나바 셰바, 서부 구자라트주 피파바브 등 주요 항구에서는 한때 통관 지연된 한국 기업 컨테이너 물량이 중국산보다 많았다.
이로 인해 LG전자 가전 관련 부품의 통관이 늦어지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이처럼 인도 공항·항구 등에서 통관 지연이 발생한 것은 세관 당국이 최근 중국산 수입품에 전수 조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정된 세관 당국 인력에 크게 부하가 걸리다 보니 다른 나라 수입품 통관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한 주재원은 "이런 통관 지연이 계속될 경우 전자 분야는 물론 자동차 등 여러 한국 기업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재인도한국경제인연합회(코참 인디아)는 인도산업협회(CII), 인도투자청, 각 공항·항구 세관 당국 등에 공문을 보내 한국 기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코참 인디아는 공문에서 통관 지연으로 인해 수출 일정 등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에 심각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빠르게 통관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인도 한국대사관 측도 인도관세총국(CBIC) 등과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사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지난 15일 라다크지역에서 중국과 국경 충돌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민간 분야는 불매 운동과 시위를 벌였고, 정부는 중국 기업과의 계약 파기와 수입규제 등을 추진하는 분위기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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