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만의 대선 재선거에서 야당후보로 승리…'대선 패배 진영도 포용할 것'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에서 28일(현지시간) 라자루스 차퀘라(65) 신임 대통령이 취임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주 대통령 재선거에 야당인 말라위 의회당 후보로 나서서 승리한 차퀘라 신임 대통령은 이날 5년 임기의 말라위 제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아프리카에서 법원이 대선 결과를 무효화하고 실시한 재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이 패배하고 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말라위가 처음이다. 앞서 케냐에서도 2017년 사법부가 대선 결과를 무효로 했지만 재선거에서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차퀘라 대통령은 이날 수도 릴롱궤에서 열린 취임식 선서에서 국가적 화해를 촉구했다.
그는 재선거에서 패배한 피터 무타리카(79)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아마도 내가 대통령이 돼 여러분은 두려움과 슬픔에 가득 찼을 수 있다. 난 여러분이 한 가지를 기억하길 원한다. 그건 새 말라위는 여러분에게도 조국이라는 것"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인 한 여러분도 이 조국에서 같이 번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차퀘라 대통령은 지난 23일 치른 대선 재선거에서 58.57%의 득표율로 27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당선이 확정됐다.
이는 13개월 전 무타리카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뒤집는 것으로 분석가들은 아프리카 민주주의의 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번 재선거는 아프리카 사법부가 부정 투표에 제동을 걸어 대통령 권한을 제어하는 시금석으로 여겨졌다.
지난 2월 말라위 사법부는 지난해 5월 대선 결과와 관련, 선거 부정을 이유로 무효화하고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무타리카 당시 대통령이 약 3%포인트 차이로 신승해 재선에 성공했다.
무타리카 대통령이 논란 끝에 연임하자 말리위에서 보기 드물게 몇 달 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차퀘라 신임 대통령은 공직에 입문하기 전 '말라위 하나님의 성회' 회장을 지냈다.
무타리카 전 대통령은 이번 재선거를 "말라위 역사상 최악이다"라고 비난하면서도 27일 언론에 국가가 평화롭게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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