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통계플러스' 보고서
"생계 책임지는 50대, 코로나에도 카드 씀씀이 덜 줄여"
(세종=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지난 2월 하순부터 3월 초까지 대구·경북 지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한 명이 3명을 감염시키는 상황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기모란 교수와 최선화 연구원은 통계개발원 계간지인 KOSTAT 통계플러스에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실었다.
이들이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2월 18일부터 3월 4일까지 대구·경북 지역의 '감염재생산지수'를 추정한 결과, 이 지역의 감염재생산지수는 3.4764로 나타났다.
감염재생산지수란 환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지수가 3이면 한 명의 확진자가 3명에게 병을 옮겼다는 뜻이다. 지수가 1보다 크면 환자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1보다 작아지는 시점부터 코로나19 유행은 감소세로 돌아선다.
저자들은 향후 감염병 유행 수준을 예측할 수 있는 수학적 모형을 국내 상황에 맞게 바꿔 분석했다.
코로나19 초기 유행단계였던 1월 20일부터 2월 17일까지 국내 감염재생산지수는 0.5555였다.
저자들은 또 2월 초 중국 후베이성의 감염재생산지수는 4.2655라고 분석했다. 확진자 한 명이 네 명 이상을 감염시킬 정도로 유행이 퍼지는 속도가 빨랐던 셈이다.
저자들은 "감염재생산지수가 1보다 작아져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할 수 있으려면 전파율을 72% 이상 줄이거나 전파 기간을 28시간 이하로 감소시켜야 한다"며 "전파율 감소는 유행 기간·크기,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에 모든 연령대에서 신용카드 사용액, 인구 이동이 감소했지만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많은 50대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플러스에 실린 '모바일 빅데이터로 본 코로나19 발생 후 인구 이동과 개인 소비 변화'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1인당 카드 사용액은 한 해 전보다 6.3%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4월 기준 20대 한 사람당 카드 사용액은 9.2% 줄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30대가 6.8%, 60대가 5.1%, 70대 이상이 4.5%, 40대가 4.3% 감소하며 뒤를 이었다.
50대의 경우 3.4% 줄어드는 데 그쳐 감소 폭이 가장 적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거나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50대는 타 연령대보다 카드 사용액을 크게 줄이지 않았고, 이동량도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1인당 국내 카드 사용액 자료를 성별, 연령별로 나누어 이같이 분석했다.
인구 이동도 50대에서 덜 줄었다. SK텔레콤의 모바일 빅데이터를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월 인구 이동량은 한 해 전보다 16.9%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70대 이상 인구의 이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31.0% 급감했고 20대(-20.0%), 60대(-16.5%), 40대(-13.9%), 50대(-13.4%), 30대(-12.7%) 순이었다.
js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