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대 연구팀 5개국 설문…'비난·차별'문화 연관성 주목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인은 다른 나라 사람과 비교해 개인 책임을 묻는 성향이 더 강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우라 아사코(三浦麻子) 오사카대 교수(심리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3~4월 일본, 미국, 영국, 이탈리아, 중국 등 5개국에서 각 400~500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는 것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묻는 인터넷 설문 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일본인 응답자의 11.5%는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이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업자득은 본인이 한 일의 결과를 스스로 얻게 된다는 의미로, 어떤 일의 책임을 본인(개인)에게 묻는 것이다.
이 조사 결과대로라면 일본인은 10명 중 한 명꼴로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이 개인의 잘못이라는 의견을 갖고 있다는 뜻이 된다.
코로나19 감염이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미국 1%, 영국 1.49%, 이탈리아 2.51%였고, 중국에선 이들 국가보다 조금 높은 4.83%로 나타났다.
반면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일본이 29.5%에 머물렀고, 다른 4개국은 60~70%대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자를 비난하거나 차별하는 문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진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우라 교수는 "일본에선 코로나19에 한정되지 않고 원래 '피해자'가 분명한 사람이 과도하게 비난받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그런 사례로 묻지마식 범죄피해를 본 여성에게 '밤중에 돌아다니는 것이 나쁘다'고 질책하는 문화가 있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일본인의 이런 의식이 코로나19 감염도 본인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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