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언론인터뷰서 밝혀…크렘린궁과 관저엔 '살균터널'도 설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흘에 한 번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자국 국영TV 방송 '로시야1'의 국정 홍보 프로그램 '모스크바·크렘린·푸틴'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자주 받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규칙적으로, 사흘에 한 번씩 받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https://img.wowtv.co.kr/YH/2020-06-29/AKR20200629135600080_01_i.jpg)
푸틴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말 모스크바 남쪽 외곽 코무나르카 지역의 코로나19 전문병원을 찾았을 당시 중환자들이 수용된 위험한 '적색구역'을 방문한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보고를 받는 것과 직접 현장에 가서 보는 것은 다르다"며 "내 눈으로 직접 그곳 상황을 보고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측근들이 모두 적색구역 방문을 만류했지만, 전문가들로부터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방문을 강행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의 방문 며칠 뒤 그를 안내했던 이 병원 수석 의사가 양성 판정을 받아 한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뒤이어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일부 장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등 러시아 정부 인사들이 잇따라 감염됐다.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피하기 위해 지난 3월 말 이후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으로 출근하지 않고 모스크바 서쪽 외곽 노보오가료보 지역의 관저에 머물며 원격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그러면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가끔 크렘린궁 집무실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보오가료보 관저와 크렘린궁에는 푸틴 대통령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살균 터널까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푸틴 대통령을 면담하러 오는 모든 방문객은 천장과 벽에서 소독약이 뿌려지는 이 살균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또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인사들은 누구나 사전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크렘린이 밝힌 바 있다.
이날 현재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63만명을 넘어 세계 3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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