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단체 화상회의서 영상 메시지…합병에 대한 비판여론 의식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현지시간)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 지역에 대한 합병이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밤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단체 '이스라엘을 위한 기독교인 연합'(CUFI)의 화상회의에서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유대와 사마리아 지역에 이스라엘 법을 적용하는 것은 평화의 대의를 후퇴시키지 않고 평화를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가 전했다.
성서에 나오는 지명인 유대와 사마리아는 이스라엘인들이 동예루살렘을 제외한 요르단강 서안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중동평화구상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스라엘을 파괴하기 위해 또 다른 한 세기를 허비하지 말기를 권한다"며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중동평화에 관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합병하더라도 유대인이나 아랍인들이 한명도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런 발언은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중도 정당 '청백당' 대표이자 국방장관인 베니 간츠와 타결한 연립정부 합의안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의회 및 내각에서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들과 요르단계곡을 합병하는 법안을 추진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미국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요르단강 서안 일부에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랍권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합병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이스라엘의 서안 합병이 국제법에 어긋나고 지역 정세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랍권 국제기구 아랍연맹(AL)도 4월 말 이스라엘의 서안 합병이 팔레스타인인들을 겨냥한 새로운 전쟁범죄라고 규탄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정파들은 7월 1일 이스라엘의 합병 계획에 항의하는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점령한 지역이며 이스라엘은 이곳에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정착촌을 계속 건설해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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