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방서 동조자·후원자·공범 등으로 연계…아동성폭행 등 격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독일 당국이 온라인 소아성애자 네트워크와 관계된 용의자 3만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성년자 등을 성착취하고 동영상을 찍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수만명이 공유했다는 점에서 '독일판 n번방 사건'으로 보인다.
당국의 조사는 지난해 쾰른에서 한 남성(43)이 자신의 딸을 성폭행하고, 그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시작됐다. 이 남성은 8월부터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독일 안팎에 걸친 용의자 네트워크가 드러났다. 이 중 지금까지 독일에서만 신원이 확인된 용의자가 70명을 넘어섰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단순히 아동포르노를 보유하거나 공유한 것을 넘어서 아동 성폭행 등 학대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집단으로 이뤄졌다. 동조자와 후원자, 공범 등으로 모두 연계돼 있다.
당국은 이런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면 주춤했을 남성들도 성폭행에 가담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그룹채팅방, 메신저 등을 통해 3만여명의 흔적을 발견했다. 한 용의자가 여러 개의 아이디를 사용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규모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당국은 덧붙였다.
이들 채팅방에서는 수천 명의 이용자들이 아기와 어린이에게 심한 성폭행을 가하는 방법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자들 간의 대화 내용을 보면 이들은 아동 성폭행을 정상적으로 간주하고, 망설이는 사람이 있으면 행동을 격려하거나 강제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이들 채팅방 등에서는 한 아이를 성폭행하기 위한 약속도 이뤄졌다.
당국 관계자들은 이 조사가 심하게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사는 쾰른시 외곽인 베르기쉬 글라드바흐에 집중됐다. 이 지역에서는 아이를 성 착취한 사진을 가족끼리 교환하다가 발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용의자들을 잇따라 체포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이 네트워크에 연계된 27세 군인이 징역 10년 형을 받고 무기한 정신병원에 감금된 바 있다.
페터 바이젠바흐 주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온라인에서 아동 성 착취물이 공유된 규모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면서 "우리는 아동 학대 가해자와 지지자를 인터넷의 익명성에서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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