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특별지위 박탈은 '상징'…중국보다 미국에 큰 상처"

입력 2020-06-30 11:22   수정 2020-06-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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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특별지위 박탈은 '상징'…중국보다 미국에 큰 상처"
미국 대학교수 CNN 기고…비용·효과 분석 실패 주장
홍콩내 미 기업 1천300여곳 위협…금융·물류는 관세도 안통해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의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은 중국에 거의 피해를 안 줘 대중(對中) 압박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리 러블리 미 시러큐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홍콩 특별지위 박탈은 중국보다 미국에 더 큰 상처를 준다'는 제목의 CNN방송 기고에서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민 자유 규제의 길을 터준다는 것을 부인하는 이는 없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으로부터 미국을 고립시키면서 중국에 해를 주지 않을 정책을 택했다"고 말했다.
러블리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홍콩 정책은 미국의 이익에 대한 효과나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콩 특별지위 박탈은 (미·홍콩 무역관계 발전) 지지를 보류하는 트럼프의 힘을 부각하겠지만, 홍콩과 멀어지는 것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따른 자치권을 유지토록 중국을 압박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별관세 지위 박탈은 상징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고율의 관세를 홍콩 수출품에 부과해도 상황은 미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홍콩 경제는 제조 상품이 아닌 금융, 물류, 기타 서비스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블리 교수는 "홍콩의 대미 수출 450억 달러 중 1%만이 홍콩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홍콩의 대미 수출품 대부분은 중국 생산품으로, 이는 중국의 대미 수출품과 같은 고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관계에서 멀어지려는 트럼프 대통령 결정은 중국이 아닌 홍콩과 미국의 이익을 희생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함으로써 홍콩에 기반을 둔 미국 기업을 포기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며 미 기업의 피해를 우려했다.
러블리 교수는 "2018년 홍콩에 대한 미 외국인 투자는 820억 달러를 넘고, 홍콩에 있는 1천300여개의 미 기업 중 800여개가 본사 또는 지역 거점으로 추정된다"며 "홍콩은 미국의 육류와 농산물 주요 수출 시장으로, 작년 미국은 홍콩을 상대로 무역 상대국 중 최고인 260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기업은 미국으로 향하는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와 함께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과 활용에 더 엄격한 통제를 받을 수 있다"며 "중국 보복으로 미 사업가들이 무비자로 홍콩 방문을 못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유지 못 하면 중국을 압박할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들이 파는 소중한 것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 초 언급을 거론, "미국이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상품은 중국에도 중요하지만, 미국에도 중요하기에 그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긴 어렵다"고 했다.
러블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불쾌감을 표하며 세계무역기구(WTO)·국제보건기구(WHO)를 맹비난한 것도 미국의 이익을 해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무대에서의 철수는 동맹들이 미국의 리드를 따르지 않고 중국에서 떨어져 나오길 꺼리는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중국을 억제하지 않은 채 놔두고 미국을 더 외롭게 만들 뿐"이라고 주장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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