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의 미군살해 사주' 첩보 작년초 보고받아"

입력 2020-06-30 15:32  

"트럼프 '러시아의 미군살해 사주' 첩보 작년초 보고받아"
AP "볼턴, 작년 3월 트럼프에 보고"
NYT 첫 보도 시점보다 1년여 앞서
트럼프 "몰랐다" 부인…묵살 의혹에 초당적 해명요구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군 살해 사주' 첩보를 보고받지 못했다고 부인하는 가운데, 이를 뒤집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알려진 것보다 무려 1년 일찍 해당 첩보를 접했으며,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AP는 이 사안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고 있는 관리들을 인용,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러시아의 미군 살해 사주' 첩보를 지난해 초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일일 정보보고 문서에 적어도 한 차례 이 같은 보고가 들어있었으며, 지난해 3월 당시 볼턴 보좌관은 자신이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했다고 동료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탈레반 측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살해를 사주했던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파악해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했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첩보를 문서로 보고받은 시점이 올해 2월 말이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측이 관계 부서들과 이를 논의한 시점이 올해 3월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NYT 보도 다음날 해당 첩보 자체의 진위는 차치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보고를 받았다는 점을 콕 짚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8일 트위터를 통해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 "공화당원을 나쁘게 보이게 하려는 NYT의 가짜뉴스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당 보고를 했는지를 묻는 AP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8일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첩보 인지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자신의 행정부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것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AP는 "백악관이 해당 첩보를 알려진 것보다도 훨씬 일찍 인지했다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험에 처한 미군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를 상대로 대체 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의문을 배가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했다"고 꼬집었다.
AP에 따르면 백악관 관리들은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까닭에 2019년 해당 첩보를 접했을 때 특별히 긴급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또한 당시 볼턴 보좌관도 오로지 '러시아의 미군 살해 사주' 첩보 단건 보고를 위해 대통령을 만났으나, 그때만 해도 관련 정보가 불충분해 그에 상응하는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었다고 관리들은 밝혔다.
'러시아의 미군 살해 사주' 보도에 대해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에서도 백악관에 설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원 군사위의 맥 손베리 의원과 리즈 체니 의원 등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해당 첩보를 보고받지 못했다는 백악관의 발표에 우려를 표했다.
논란이 커지자 백악관은 이날 밤 공화당 하원의원 8명을 상대로 브리핑을 했다.
마이클 맥콜 하원 외교위원회 간사와 애덤 킨징어 의원은 브리핑 이후 공동 성명을 통해 "해당 첩보들의 정확성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만일 첩보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우리는 행정부가 푸틴 정권에 책임을 묻기 위해 신속하고 엄중한 조처를 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30일 오전에는 민주당 하원의원 8명을 상대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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