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저유가로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 이어 로열 더치 셸도 대규모 자산 상각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셸의 자산 상각 처리 규모는 220억달러(약 26조3천억원)다.
이번 상각은 호주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서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지출된 데다가 생산도 늦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셸은 올해 평균 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35달러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BP도 올 2분기에 최대 175억달러(약 21조1천억원) 규모의 자산 상각 방침을 밝혔다.
대형 석유업체의 연이은 자산 상각 배경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국제 유가 하락이 있지만 원유와 천연가스를 개발하지 않고 땅속에 놔두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컨설팅 회사 우드 맥켄지의 루크 파커 부사장은 "두 회사의 자산 재평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에너지 가격 하락에 대한 대응 이상"이라며 "자산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엑손모빌은 유가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아직 자산 상각을 결정하지 않았다.
대형 석유업체들은 원유 가격이 올해 급락하자 설비투자를 축소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셸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올해 4월 주주 배당을 줄여 투자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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