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재하라" 주장도…'홍콩 시장기능 약화' 전망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중국이 지난달 3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제정해 즉시 시행한 것에 대해 일본 주요 언론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쿄(東京)에서 발행되는 6개 주요 일간지는 1일 홍콩보안법의 도입과 이로 인한 홍콩 사회의 변화 전망을 자세히 소개하고 사설로 규탄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홍콩의 독립적인 사법권이나 입법권이 근본적으로 손상될지도 모른다"며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23년간 실시된 "일국양제가 실질적으로 무너질 것을 깊이 우려한다"고 논평했다.
신문은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이 탄압을 피해 망명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자유주의국가로서 일본은 그들을 받아들이는데 유연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에 주문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홍콩보안법이 "자유롭고 열린 홍콩의 '고도 자치'를 짓밟는 법률"이라며 "일국양제를 인정한 국제적 약속을 깨고 홍콩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는 중국의 조치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고 사설을 썼다.
이 신문은 "법의 해석권은 중국이 쥔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위법이 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며 "홍콩 사회를 위축시켜 중국이나 홍콩당국에 대한 비판을 가두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홍콩은 죽었다'는 제목으로 검은 바탕에 흰색 활자로 헤드라인을 뽑았다.
사설 형식의 논설에서는 "국제사회는 홍콩보안법에 항의 목소리를 높여 온 홍콩 시민과 연대해야 한다"며 "일본은 미영 양국 등과 협력해 대중국 제재를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전 세계에서 홍콩으로 사람과 자본이 모이는 것은 독립된 법체계라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며 중국 본토도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국제공약을 무력하게 하는 새 제도는 홍콩의 시장 기능을 약화하고 외국인의 안전까지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도 홍콩의 인권 상황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중국에 솔직하게 우려를 전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으며 도쿄신문은 홍콩보안법이 "홍콩의 자유를 매장하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전날 "일국양제 원칙에 대한 신뢰를 해친다. 관계국과 계속 협력해 적절히 대응하고 싶다"고 언급하는 등 일본 정부도 홍콩보안법에 우려를 표명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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