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구미 부친 사망 관련, 유족 측에 위로 서한 보내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귀환 운동을 이끌다가 지난달 5일 노환으로 사망한 요코타 시게루(橫田滋·87) 씨의 부인인 사키에(早紀江·84) 씨에게 위로 서한을 보냈다.
시게루 씨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사건 피해자를 상징하는 인물인 요코타 메구미(1977년 납치 당시 13세)의 아버지로, 1997년 3월 결성된 일본인 납치피해자가족회 초대 회장을 맡아 납치 문제 해결 운동을 이끌었다.
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친애하는 사키에 여사에게'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영문 서한에서 "저와 영부인(멜라니아)은 시게루 씨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졌다"고 조의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2017년 11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난 것을 언급하면서 "당신과 남편을 만난 것은 큰 영광이었다"면서 "따님인 메구미와 재회하고자 하는 두 분의 불굴의 결의에 감명을 받았다"고 썼다.
이 내용에 대해 교도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납치피해자 가족 간의 당시 만남에 시게루 씨는 건강이 나빠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두 사람의 지칠 줄 모르는 활동으로 북한의 납치 문제가 일본과 미국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며 메구미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일을 계속하는 것에 동참하겠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으로 글을 맺었다.
이 서한에 대해 사키에 씨는 납치피해자가족 지원단체인 '구출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말로 감사한다. 앞으로도 딸이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도 다른 납치 피해자인 아리모토 게이코(有本惠子·1983년 실종당시 23세)의 부친인 아리모토 아키히로(明弘·90) 씨에게도 "당신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당신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앞서 조지프 영 주일 미국 임시대리대사가 시게루 씨의 사망 후 부인인 사키에 씨에게 위로 서한을 보냈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도 메구미의 남동생인 요코타 다쿠야(橫田拓也·51) 납치피해자가족회 사무국장 앞으로 조의를 담은 메시지를 전하는 등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조의 표시가 잇따랐다.
시게루 씨가 이끌었던 납치피해자가족회는 그간 정기적으로 미국을 방문해 납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해 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활용해 만날 때마다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때 이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국빈방일 때도 아베 총리와 함께 사키에 씨 등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다.
그러나 북한은 일본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12명 가운데 메구미 등 8명은 사망했고 다른 4명은 북한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면서 '해결할 납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