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사 총재 "대통령의 코로나 과소평가로 대가 치르는 중"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을 현장에서 지휘하는 주지사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브라질 남부 산타 카타리나주 정부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카를루스 모이제스 주지사가 전날 이뤄진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모이제스 주지사는 즉시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곧 2차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브라질 전체 27명의 주지사 가운데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이번까지 8명째다.
모이제스 주지사는 최근 발리 두 이타자이시(市)에 있는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주 정부 당국은 이 행사의 다른 참석자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검사를 할 예정이다.
산타 카타리나주에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만6천여명, 사망자는 340여명이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 2만500여명은 회복했고 5천500여명은 치료 중이다.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피해가 확산하면서 정치권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주지사·시장·장관급 각료·상-하원 의원을 포함해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브라질 뉴스포털 UOL에 따르면 프란체스코 로카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총재는 브라질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태 때문에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카 총재는 "불행하게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과소평가했으며, 우리는 지금 그 결과를 보고 있다"면서 "브라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브라질 정부가 코로나19 대응보다 경제활동 재개를 우선하는 것을 두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코로나19가 통제되지 않으면 경제·사회적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보건보다는 경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피해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보우소나루 정부의 지출 규모가 3천980억 헤알(약 89조 원)에 달했으나 이 가운데 86%가 경제 회생에 투입됐고 보건 분야에 사용된 지출 규모는 13%에 해당하는 525억 헤알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