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유방암 환자는 널리 쓰이는 항암제인 도세탁셀(docetaxel)이 잘 듣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루벤(KU Leuven) 대학과 이탈리아 밀라노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유방암 환자 총 2천800여명이 대상이 된 임상시험 자료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2일 보도했다.
임상시험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도세탁셀이 포함되거나 포함되지 않은 항암치료를 시행하면서 유방암 재발률과 사망률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도세탁셀이 투여된 그룹에서 체질량지수(BMI: body-mass index)가 25~29로 과체중이거나 30 이상으로 비만한 환자는 BMI가 18.5~24.9로 정상 수준인 환자보다 예후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벨기에 루벤대학 유방암 연구실의 크리스티네 데스메트 교수가 밝혔다.
그러나 항암치료에 도세탁셀이 포함되지 않은 그룹에서는 과체중-비만과 정상 체중 환자 사이에 이러한 예후 차이가 없었다.
그 이유는 도세탁셀이 친유성(lipophilic) 항암제로 이 약이 종양에 도달하기도 전에 체내 지방이 그 일부를 흡수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데스메트 교수는 설명했다.
이 결과는 도세탁셀이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유방암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 이유가 도세탁셀의 약리학적 특성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후속 연구에서 확인된다면 체중이 지나친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는 유방암만이 아니라 도세탁셀이 사용되는 전립선암이나 폐암 같은 다른 암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또 도세탁셀과 같은 계열의 항암제인 파클리탁셀도 마찬가지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방에서는 25~29면 과체중, 30이 넘으면 비만으로 간주된다. BMI에서 1포인트는 체중으로 환산하면 약 2.7kg에 해당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임상 종양학회 학술지 '임상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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